알바하다 첫사랑을 다시 만났다.

공지사항 24.04.26
안녕.
첫글인데도 반말로 다가와서 정말 미안해.
근데 지금 내 정신은 도저히 격식을 차리고 예의를 갖출
그런 상태가 아닌것 같아. 아마 이야기가 조금 길어질 것 같네.
겨우 겨우 술기운에 한 글자 한 글자 써내려가고 있는중이야.
정말 미안.
그래도 내 글 한번 읽어보고
욕을 하려면 욕을 해도 되고혀를 차려면 혀를 차도 돼.그러니 우선 한번만 참고 읽어줄래. 내 이야기를.
나는 20대 청년이야. 식당에서 홀서빙을 하고 있어.
삶이란게 정말 금방 지나가더라.힘든 것도 좋은 것도 말이야.
평범하게 군대를 다녀오고평범하게 대학을 다니다가갑작스럽게 해외에 눈을 떠서 새로운 목표를 정하고그 목표를 위해 지금 돈을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어.
난 한 식당에서 홀서빙을 맡고있고우리 동네는 조금 작은 동네라일하다가 내가 졸업한 중학교나 고등학교 선생님도 많이 찾아올 그런 작은 동네의 식당이야.

혹시 눈치 챘을까.

내가 일하는 식당에 
고등학교 시절,문학을 가르치셨던 선생님이 손님으로 오셨어.국어를 가르치시던 여자 선생님이야.
있잖아
난 그 선생님을 좋아했어.내가 그 선생님을 사랑한거라고 생각했었어.난 많이 어렸거든.그냥 남중남고 테크를 탄 내가 처음으로 이쁜 사람을 봤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었어.
그때 내 나이 19살 때 그 선생님은 아마 20대 후반 아니면 30대 초반이었을거야.이미 결혼도 하셨었고 그 때 당시 아이도 2~5살 정도 였던거로 기억을 해.
알지.
이미 그분은 결혼도 하셨고 아이도 있고 사랑하는 남편도 있는 행복한 가정을 꾸리신 분이시란걸.
나도 잘 알지.
내가 느끼는 감정이 또 이 감정이 향하는 대상이절대로 올바른 대상이 아니라는 것을 말이야.
나는 잘 알아.정확히는 잘 알았었지.
근데 나는 그 때 당시 정말 이상한 놈이었나봐
고등학교 3학년 때하루는 그 선생님이 나의 담인선생님은 아니셨지만, 수업 시간 때 복도로 한명씩 불러내서 책상을 하나 두고 마주보고 앉아 학생부 기록을 보면서 같이 상담을 하는 그런 시간이 있었어.
그리고 그날 내 차례였지.솔직히 기억이 잘 안나. 벌써 몇 해가 지나가버린 일인걸 말이야.근데 확실하게 기억하는 건.
나는 그때 그 선생님에게 고백을 했었어.
만화처럼 드라마처럼 달콤하고 설레는 고백은 아니야.
단순한 고민상담 부터 이야기를 시작했지.
있잖아 사실나는 나의 외모를 싫어하고 스스로 못생겼다고 인정하며 평생을 살아왔었어.그래서 조금이라도 친구들에게 재미있고 잘보이고 싶어서광대 역할을 하면서 살아왔어.고민같은건 없는 사람인척또라이인척미친놈인척 말이야.
근데 그때는 나도 모르게 그 선생님이랑 단 둘이만 있으니깐나도 모르게 내 속마음을 차근차근 꺼내고 있더라.내 외모가 싫고 많이 힘들다고.근데 또 내가 그때 당시 말은 잘 못했어.
그래서 그 뒤로 고백을 해버렸지.
'우리학교 선생님들중에 그런거 신경 안쓰는 분은 선생님 단 한분밖에 없다' 라며
'저는 선생님을 좋아해요. 가장 좋아해요' 라는 단순하면서 내 모든 감정을 쏟아 부은 바보 같은 소년의 쑥맥 같은 고백이었지.
정말 찌질하고 바보같아 평생 여자 한번 사귀지 못해봤던 19살의 첫사랑이자 첫고백이었던거야.
사실 따지고 보나면 고백도 아닌게마지막에 내가 얼버무리고 말았어.다른 선생님을 포함해서 가장 좋아해요 라는 헛소리를 뒤섞은 채 그렇게 나의 고백은 끝나버렸지.
하지만 그 때 선생님이 해주셨던 말은 기억에 남아 아직 내 마음을 지탱해주고 있어.
'괜찮아. 그런거로 신경쓰지마. 정말 괜찮아. 아무것도 아니야''선생님은 @@이가 못생겼다고 생각 안해. 아무도 그렇게 생각 안할거고''너무 걱정하지마.'

이렇게 좋은 말로 위로를 해주셨던 거로 기억해.
사실 그 분은 기억할지는 모르겠지만.
근데 다시 이야기 이어서 할게 너무 쓸데없이 중간에 과거 이야기가 길었던것 같아.
저번에 그 선생님이 가족분들과 함께 우리 식당에 식사를 하시러 오셨어.
분명히 나를 눈치 채지 못하셨지 내가 안경도 벗고 키도 좀 크고 살도 조금 쪘으니깐 말이야
나는 한편으로는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어.
솔직히 나 20대 중반인데 아직 알바하면서 변변찮은 직장도 구하지 못했어.해외라는 거창한 핑계거리가 있지만내가 봐도 그렇고 남이 봐도 그런 그저 그런 도피처라고 생각만들기도 하고어찌되었든그 선생님께 지금 나이먹고 아직도 알바하면서 삶을 살아가는 나의 모습을 보여주기가 너무 싫었어.
이상해 그 식당에서 알바하면서 많은 선생님들이 뵙고 또 인사드리면서 아무렇지도 않았는데이상하게 이 선생님을 보니깐 부끄럽고 쪽팔려서 어디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더라.
그래서 그날 아는척은 따로 할 수 없었어 인사를 따로 드리지도 못하고
그래서 그냥 남편분으로 보이는 분께
'@@@ 선생님 맞으신가요~?'
라고 한마디 물어보고 맞다는 확답만 듣고 그렇게 끝이 났지.
소년의 첫사랑일까그냥 처음 들어본 따뜻한 말에 대한 용기 였을까.아니면 그저 그 말을 사랑했던 나였을까.
많은 생각을 하면서 그래도 다음에는 이 식당에 안오셨으면 했어
그런데 얼마전에 다시한번 오셨더라고 그 선생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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