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아버지 생신 날과 친정 외할아버지 제사가 겹쳐요

공지사항 24.03.24
벌써 결혼 5년차에요
시아버지는 주민등록상 생신이 아닌 진짜로 태어난 날(?)을 챙기고 싶으시다 하셨고 그 날이 친정 외할아버지 제사에요
친정은 원래 제사라는 개념이 없어서 제사상도 정말 단촐하게 올리고 절도 하고 싶은 사람만 한 후에 다같이 식사하며 보내요
제가 외가 첫 손녀이고 성인이 된 후로 매년 할아버지 제사에 참석한건 아니어도 가끔씩 이모삼촌들과 동생들을 보러 갔었어요
그러다 지금의 남편을 만나게 되었고 그때 당시에는 예비 시아버님 될 분이라 잘 보이고 싶은 마음에 제사는 안가고 생신잔치에 왔었어요
저희 시댁은 생신때면 집에서 지인들을 불러 나름 크게 잔치를 하세요
아버님이 그러길 원하신다고 어머님께 들었고 어머님도 그렇게 해드리고 싶다하셨구요
결혼 전에는 시가 어른들이 오셔서 음식준비도 도와주시고 그랬었는데 결혼 후에는 저 말고는 아무도 도와주러 안오시고 손님들도 매년 점점 줄어들어가는데도 꼭 집에서 하시려고 해요
그러다 제작년 저희 아버님이 막내아들인데도 불구하고 큰집에서 더이상 제사를 못 모시겠다고 하니 아버님께서 하시고 싶다며 저에게 어떠냐 물으셨고 저는 "도와는드리겠다, 하지만 모셔올 생각 없다"고 했지만 어머님은 손이 많이가는 음식은 당신께서 다 준비하시지만 부침개만큼은 제가 하길 바라셨어요 저도 그정도는 충분히 가능했고 1시간도 안걸리는 양이라 불평불만도 없이 오히려 즐겁게 했었어요
그렇게 1년 제사를 처음 지내고나니 문득 제 외할아버지 제사도 가고싶다는 생각이 들어 날짜를 확인해보니
음력날짜로 시아버지 생신과 같은 날인거에요...
확인 후 어머님께 저녁에는 외할아버지 제사로 넘어가고 싶다고 말씀드렸더니
"여자는 출가외인이다. 너는 우리 집 사람이다. 시부모가 먼저다"라고 하셨고, 처음으로 한없이 다정하고 편하게 느껴졌던 어머님이 한순간에 멀게 느껴지더라구요
그러고 3달 뒤 시댁 외할아버지 제사를 다갔이 다녀왔었죠
그래서 남편한테 하소연도 생각 날때마다 했어요
"너네 집 제사는 친가던 외가던 다 챙겨야 하고 왜 친정은 가지도 못하게 하는거냐", "출가외인이라며 왜 어머님은 가시는거냐 심지어 큰 딸도 아니면서"라고 구박했죠ㅎㅎ

저희 어머님은 예번에 어머님을 무시하고 깔봤던 사람들에게 '우리는 이런 가족이다'를 보여주는걸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분이라 시아버지 생신때 끝까지 남아서 마무리하는 며느리를 남들에게 보여주고 싶다고 하셔서 저도 최대한 맞춰드리려고는 하고있어요
미련해보이겠지만 그만큼 평소에 받는게 더 많아서 이정도는 참을 수도 있겠다 했었거든요

저는 생신 제사 챙기는거 모두 좋아요 말 그대로 일년에 단 몇일 뿐인거고, 제가 음식하는게 아니라 어머님이 90프로를 다 맡아서 하시는거라 할 말이 없는것고 사실이구요

이런 글을 쓰는 이유도 매번 생각하는 이유도 아마 어머님이 저에게 했던 말때문에 그랬을거에요
출가외인...등등...
사실 최근에 저희 친정 엄마 생신때 꼭 남편도 같이 가야하냐(남편은 아버님 사업배우는 중이고, 쉬는 날이 따로 없어요)고 하셔서 그건 남편이 한바탕 했었고, 이번엔 친정 아빠 생신인데 꼭 당일에 챙기셔야 하냐고 하셨는데(이미 남편이 시아버님께 말씀드려서 조정 해 놓은 상태였음) 저는 이미 남편에게 상황을 전달 받았기에 살짝 화가 나 "그럼 신랑은 오지 말라고 하죠 뭐"라고 했고 그냥 허허 하고 웃으시더라구요
두분 다 평소에 진짜 너무 좋으시고 저에게 사랑도 많이 주시는데 역시 시는 어쩔 수 없는건지 두 분 다 50대이신데 이럴때만 어찌 더 옛날 분들처럼 생각하시는건지...
알다가도 모르겠어요
말이라도 평소처럼 예쁘게 해주셨었더라면 저도 이런 고민은 안했었을텐데요ㅎㅎ


올 해에는 좀 달라지길 바라면서 여기계신 주부 선배님들께 조언좀 얻고, 신세한탄도 하면서 글 남겨봐요

매년 이 문제로 저는 이맘때면 괜히 아무것도 아닌 일에도 서운한 감정만 앞세우기 바쁘고 중간에서 올 해에는 저희 집 제사도 갈거라고 말만 하는 남편놈도 밉고 그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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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해하실까봐 미리 글 남겨요
생신과 제사 제외하고는 저희 시부모님, 남편 모두 한없이 착하고 챙겨주기 좋아하고 좋으신 분들이에요
그저 일 년에 몇번 있는 저 날들이 앞으로의 결혼생활에 있어서 어떻게 해쳐나가면 좋을지 고민고민 하다가 다양한 의견 들어보고 싶어서 글 남기는겁니다
제발 나쁜 말은 쓰지 말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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