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를 보고싶지않아요

공지사항 24.05.06


제 나이는 서른둘이고요 판에 글 처음 써보네요..


집안 둘째 딸이에요 요즘 들어서 아버지랑 사이가 안 좋아져서 힘들어서.. 여긴 익명이니 글 남겨봐요. 긴 글이에요

아버지는 제가 유일한 딸이라고 이뻐하셨어요. 자기 말론 그러시는데 뭘 이뻐한진 모르겠어요. 아버지가 엄청 가부장적인 분이시라,,

중고등 시절 전 친구들과 놀다가도 전 항상 점심,저녁 아버지 식사를 차리러 갔고요 아버지가 너무 무서워서 숟가락도 먼저 못 들었어요..
자는 아버지 깨우는 게 어찌 그리 무서웠는지 몰라요. 제가 학생 땐 통금은 당연하다고 생각했고, 교복 하나 줄이지 않고 말 잘 들었거든요.

그런 시절을 버티다가 남동생이 소개해 준 친구를 고3 때 만나게 되고 순진하고 어렸으니 저도 그 아이에게 푹 빠졌고 그 친구 꾐에 넘어가서 한 달 가출을 했어요

이건 정말 저의 철없는 행동이라고 지금도 생각해요
아버지랑 어머니가 지금도 힘들었다며 그때 얘기하시거든요. 그 과정에서 처음으로 아버지와 싸웠고 가출 소동 이후
저는 아버지한테 슬슬 불만을 표현했어요

왜냐하면 제가 유치원,초등생 시절 어머니와 아버지는 맞벌이셨어요. 그리고 저의 친오빠가 저희를 항상 돌봐줬어요.

근데 저와 남동생은 정말 친오빠한테 매일같이 맞았어요 얼굴에 멍들고 온몸에 멍들고.. 엄마 아빠 둘다 집에 안 계시는 날이면 동생이랑 무서워서 바들바들 떨 정도였죠.

그때 당시엔 오빠가 이해가 안 갔어요
왜 우리를 이렇게 싫어할까? 라면 끓여오라 해놓고 물 많다면서 주먹으로 저희 얼굴 때리고 밟고 그랬거든요


근데 커서 알았어요 오빠는 친오빠가 아니래요
엄마를 만나기 전에 만나던 여자분 사이에서 나온 아들이라더라고요. 그러면서 오빠를 이해해 줘라 하는데 정말 어처구니가 없었죠 하지만 오빠도 이해는 해요. 저희한테 사과도 했고 어떻게 보면 오빠도 힘든 유년 시절이라 생각해요..


그 후엔 뭐 전문대 졸업하고 아빠가 좋은 자격증 기관을
알아봐 주셨는데 힘들게 돈을 보태주셔서 제가 자격증을 취득했어요. 하지만 그 돈도 나중에 저 취업하고 그대로 다시 받아 가셨죠.

저 취업 초기에 원룸도 구해주셨는데 그 보증금도
저한테 그대로 받아 가셨어요
그후로 저한테 돈을 빌리셨는데 안 갚으세요 4년 동안이요. 동생 돈은 다 갚으셨는데 , 저는 직장 좋다면서 왜 그렇게 인심이 없냐면서 안 갚으시더라도 요 거의 6백만 원입니다.

또 저희 어머니가 제 앞으로 빌린 생활비 대출 삼백도 취업하고 첫 적금 만기되는 날 알아서 울면서 제돈으로 갚았는데

제가 그날 전화로 울면서 엄마한테 화냈어요 저도 음식 먹는거 아끼고 아껴서 1년 동안 모은돈에서 제가 쓰지도 않은 삼백을 이유없이 내야했으니깐요. “키워줬으니 좀 내줘.”하는데 저도 억울했거든요.

아버지가 저한테 엄마한테 말 심하게 한다면서 샹욕하시더라구요 제가 잘못된 건가요? 저는 이해가 안 가요 그 후로 어머니한텐 죄송하다고 사과했어요. 다 아버지때문에 돈 빌리시는거니깐

저희 아버지는 제 첫자취방 보증금 500도 받아가시고,저한테 빌린돈 총 600정도에 어머니가 빌린 생활비 대출 300도 제가 갚았네요 거기서 빌린돈 600은 아직도 못 받고 있고요.

저희 어머니는 아버지한테 항상 맞으셨어요

어머니가 술장사를 하셔서 자주 술을 취하시면 저희가 데려가서 엎고 갈 정도였는데, 술 때문에 싸우고 아버진 저희 보는 앞에서 엄마 두들겨 패고 거기다가 아버지가 바람도 피우셔서 바람녀 마저 저희 집도 왔었는데요

그때도 적반하장으로 나오시면서 저희 어머니 패더니 뭐가 그리 분했는지 차 안에서 연탄 피우시려다가 경찰서에서 저희 가족이랑 마주쳤어요

그 후로도 아버지가 항상 빚만 져서 어머니 나이가 65세인데 평생 일을 쉬지를 못해요 지금도 그래요

아버지 공인중개사 딴다고 2년 놀고 포기하시고,
일하신다고 뭐 시작하시다가 또 빚만 져오시고 어머니는 울고, 그래서 집안 망해서 이사도 자주 다니고 다 무너져가는 집에서 살기도 하고 영세민도 살고 다이내믹하게 살았죠. 그렇지만 제일 싫었던 건

엄마를 항상 하대하고 엄마가 다치고 아파도

밥 안 차려준다고 화내고 소리 지르고 집 나가고 엄마 말투나 행동이 마음에 안 들면 밥 먹다가도 머리 툭툭 때리고 막말하고 그런 거 보면서 자라다보니..제가 성격이 엄청 드세요. 지금도 엄마한텐 애교쟁이이지만, 아빠한텐 그냥 로봇이에요.

지금은 아버지가 엄마한테 미안하다면서 잘해야지 하시는데
항상 다 같이 모이면 엄마 옛날 얘기하면서 농담 식으로 험담하시는데 그것도 저는 너무 화가 나요.

재작년에도 엄마 보러 고향 갔는데 엄마가 아버지한테 돈 얘기로 좀 싫은 소리 하니까 아버지가 엄마 얼굴에 숟가락 집어던지더니 욕하길래 제가 정색하니 저한테도 욕하시고 집 나가시더라구요. 역시 사람은 안 변하나 봐요.

그래도 지금은 저도 좋은 직장 다니고 서울에서 혼자 살아요.

그러다가 제가 작년에 이유모를 우울증이 와서 아버지를 원망했고 심각한 상태라 ㅈㅅ 시도도 하고..뭐 여하튼 그래서 아버지한테 울면서 소리 지르고 환갑잔치도 안 갔어요.
그때 저는 집밖으로 아예 못나갈정도로 심했거든요.

근데 그게 아직까지 마음에 쌓였나 봐요
그래도 저는 작년 중순부터 힘들게 우울증 완치를 했고
처음으로 다시 고향을 갔어요

가끔 고향 갈 때마다 아버지는 자식 잘 키웠다 하시면서 다 내덕이다 하세요 항상 하는 대사죠.

저한테는 얘는 애교가 없다는 둥 다른 집 딸내미들은 안 이러는데 내 뱃속에서 나왔지만 참 정 없다 이런 얘기 하시는데, 화가 주체가 안돼요 저만 그래요 그래도 자식이 우울증도 완치 하고 온 상태면 말을 가려서 해야 하지 않을까요?

남동생이랑 오빠는 아버지 나이도 드셨으니
이해하라는데 저는 아버지가 저런 말씀 하실 때마다 정말 뛰쳐나가고 싶은 심정이에요 왜 아빠를 이해해야 하죠?

저번달 아버지 생신날 기분 좋게 고향 갔는데, 저를 보자마자 전 남자친구 그 새끼 관상이 최악이라는 둥 갑자기
그런 말들을 하길래 저도 반박하다가 동생 와이프 친오빠 와이프 보는 앞에서

“뭣 같은 년 싹수없는 년 말 한마디를 안 진다.”이런 소리
계속하시길래 손 떨리는 거 참고 티 안 내고 돌아왔어요.

그런데요. 그 후로 더 이상 진지하게 아버지가 보고 싶지 않아요 살면서 아버지가 저희한테 단 한 번이라도 진심으로 미안하단 말도 안 했어요.

엄마는 지금도 손이 부어서 붕대 감아도 아버지 밥 차려주시구 아버지는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살아요

엄마랑 오빠 남동생은 제가 참으래요 아버지니까 이해하래요. 그게 맞을까요 제가 이상한 거예요?

요즘 혼란스러워요.. 긴글인데 누가 읽을지 모르겠지만 이렇게라도 푸념해봐요.. 너무 두서없이 적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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